NOTE
The Extended Mind라는 논문을 요약한 글입니다.
1. 문제 제기: 마음의 경계는 어디인가?
- 질문: 마음은 몸(뇌) 안에서만 이뤄지는가, 아니면 외부 세계까지 확장되는가?
- 전통적 입장:
- 피부와 두개골을 경계로 삼아, 몸 밖에 있는 것은 곧 마음 밖이라고 봄
- 단어·개념의 의미가 외부 환경에 의존하기 때문에, 마음 역시 외부 세계와 ‘관계’로만 연결된다고 보는 ‘의미 외재주의’가 있음
- 저자들의 새로운 입장: 외부 환경이 단순히 ‘배경’이 아니라 능동적(active) 으로 인지 과정에 참여한다. 즉, 머릿속 뇌뿐 아니라 외부 요소까지 합쳐진 전체가 하나의 인지 시스템 이 될 수 있다는 것.
2. 확장된 인지(Extended Cognition)의 사례
- 글에서는 테트리스(Tetris) 게임 사례를 들어 머릿속 회전 vs 물리적 회전 vs 신경 임플란트 라는 세 가지 상황을 비교함.
- 머릿속 회전: 전통적으로 ‘인지’라고 부르는 전형적 내부 처리
- 회전 버튼 사용: 실제 화면을 돌리면 더 빠르고 편할 수도 있음
- 신경 임플란트: 가상의 미래 기술로, 머리속 임플란트가 도형을 즉시 회전
- 이 세 방법 모두 문제 해결에 필요한 회전 이라는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인지 자체의 본질이 내부(뇌)와 외부(도구)의 경계로 딱 나뉘지 않는다고 주장
- 더 나아가, 종이에 적어가며 곱셈을 하는 경우나(예: 필기 계산), 스크래블 게임에서 글자 타일 재배치로 단어를 찾는 사례 등도 “외부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인지 현상의 예시로 제시됨
3. 적극적 외재주의(Active Externalism)
- 전통적 외재주의(예: Putnam, Burge)는 역사적·관계적 요소 때문에 ‘단어가 가리키는 대상’이 달라진다고 설명(“물 vs. 쌍둥이물”)
NOTE
- 쌍둥이 물(Twin Water)는 철학자 힐러리 퍼트넘이 제시한 쌍둥이 지구라는 가상의 상황에서 나온 개념
- 지구와 모든 면에서 똑같이 생긴 쌍둥이 지구가 있고 쌍둥이 지구에도 물이 있음
- 이 물은 지구의 물과 거의 완전히 동일하지만 화학적 조성이 다른 XYZ라는 물질임
- 이 사실을 알게된 지구인은 쌍둥이 지구에서 '물'이라고 불리는 것은 명백히 지구의 물이 아니라고 생각함
- 이러한 가정을 통해 단어의 의미는 믿음의 내용이 내 머릿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것이 어떤 물질이냐"라는 외부적 사실과의 관계로도 결정된다는 주장임
- 하지만 이 글에서 말하는 적극적 외재주의는 “지금 이 순간 외부 환경이 능동적으로 인지 과정에 참여한다”는 점이 핵심.
- 뇌와 환경이 상호작용하는 결합된 시스템(coupled system) 을 이룸
- 외부 도구나 환경 요소가 빠지면 인지 능력이 크게 떨어지므로, 이 도구들도 “마음”을 구성하는 한 부분처럼 봐야 한다고 주장
- 오토와 잉가 사례: “믿음”의 확장
- 잉가(Inga): 미술관이 53번가에 있음을 기억해 둠 → 떠올릴 때마다 뇌 속 정보를 꺼내와 믿음으로 활용함
- 오토(Otto): 알츠하이머 환자로, 필요한 정보를 수첩에 적어 놓고 그때그때 확인함 → 수첩이 그의 ‘외부 기억’ 역할을 함
- 일반적으로 우리는 “잉가는 미술관이 53번가에 있다고 믿는다”고 말한다
- 오토의 경우도, 수첩을 확인하기 전부터 그 정보를 “믿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는 것
- 왜냐하면 그 수첩은 오토의 생활에서 항상 참조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본 자원이고, 실제로 그의 행동(53번가로 이동)을 결정짓는 역할을 하기 때문
- 따라서 “믿음(belief)”은 반드시 뇌 속에만 있어야 하는 게 아니고, 외부 환경(수첩)에 놓인 정보도 해당 조건을 만족하면 믿음 으로 보아야 한다고 결론지음
5. 확장의 범위와 시사점
- “그렇다면 인터넷에 있는 정보도 다 ‘내 믿음’인가?” 같은 질문이 생김
- 글에서는, 정보가 ‘상시적으로, 즉각적으로, 자동으로’ 접근 가능해야 하며, “한 번 내 것으로 승인되었고, 결합이 안정적”일 때 확장된 믿음이라 부르기 적절하다고 설명함
- 그러니 단발적·우연적으로 웹검색을 하는 것은 보통 “내 믿음”이라 하기 힘들지만, 오토처럼 수첩을 상시 사용하는 건 충분히 믿음 역할을 함
- 이런 논의는 개인 간에도 확장될 수 있음(“사회적으로 확장된 인지”). 예를 들어, 부부나 팀 단위에서, 한 사람의 ‘외부 기억’ 역할을 상대가 해 줄 수도 있음
- 결국, 마음/자아(self) 가 꼭 신체 내부로만 제한되지 않으며, 외부 환경 및 타인과 결합해 확장될 수 있음
- 이는 인지과학, 철학, 윤리 등 여러 분야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음
정리
"...In any case, once the hegemony of skin and skull is usurped, we may be able to see ourselves more truly as creatures of the world."
- 이 관점은 학문적으로 인지=뇌 내부 작용 이라는 전통적 전제를 깸
- 실제 생활에서, 스마트폰, 메모, 언어, 그리고 다른 사람과 협업하는 방식을 인지과정 그 자체로 해석할 길을 열어줌
- “내가 하는 생각과 행동”을 환경과 공동 창조 로 볼 수 있게 하며, 우리는 세상과 동떨어진 ‘고립된 뇌’가 아니라 ‘세계 속 결합체’임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