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은 왜 무너지는가
이 책은 로마 제국의 멸망과 현대 서구, 특히 글로벌 패권을 가진 미국이 현재 겪고 있는 변화들을 비교하며 분석한다. 저자들은 "제국은 붕괴 바로 직전까지도 번영의 정점에 있었다"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로마 제국이 점진적인 쇠퇴 과정을 통해 멸망했다고 보는 기존의 관점과는 다른 주장이다. 비교적 근래의 고고학 연구 자료를 증거로 제시하며 주장을 뒷받침한다. 요약하자면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변화가 겉보기에는 번영하던 제국을 비교적 단시간에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도미노 효과로 이민족들이 로마 내부로 이주한다거나, 페르시아 사산 왕조를 견제하기 위해 동서로 전선이 분할되면서 권력의 중심이 불가피하게 흩어진다거나, 농업 기술의 발전으로 북유럽 지역들이 로마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줄이면서 점점 독립적으로 변모해가는 등 로마의 몰락 원인을 여럿 제시한다.
최근 트럼프가 여러 파격 행보를 보이며 미국이 예전과는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아무래도 미국이 현재 처한 상황과 관련이 깊어 보인다. 이 책에서는 로마에 빗대어 현재 미국의 모습을 설명한다. 가령 중동 지역의 분쟁에 개입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대응하며 중국을 견제하는 등 이런 모습은 전선이 확대되어 군사적인 부담이 늘어나는 로마의 모습과 닮아있다. 특히 국제적으로는 중국, 인도 등의 부상으로 권력이나 경제의 중심도 분산되는 모양 또한 그렇다. 나라 안으로는 인종이나 이념, 지역 등에서 비롯되는 갈등으로 인해 사회통합은 어려워 보인다. 로마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민족에 대한 견해인데, 현대 선진국들은 저출산으로 인해 노동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민자들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물론 사회적으로는 반이민 정서가 강하고 정치인들도 이점을 이용하려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이민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한편, 결론적으로 저자들이 미국에 내린 처방은 현재 트럼프가 보여주는 모습과는 상이하다.
쿠팡플레이에서 로마를 보면서 함께 읽으니까 더 재밌었지만 번역이 좋지 않은건지 실제 다루는 내용에 비해서 읽기는 어려운 책이었다.
참고
- 제국은 왜 무너지는가, 피터 헤더/존 래플리, 도서출판 동아시아